2017년 8월 28일 월요일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만약 영화 동방불패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동방불패에서는 무림 절대고수 동방불패가 이 세상에는 자신을 상대할 사람이 없다는 의미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친다.


만약 당신이 불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석가모니(석가모니의 뜻은 석가족의 성자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고타마 싯다르타를 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겠다)의 첫번째 깨달음이였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석가모니의 탄생 설화에 의하면 석가모니가 태어나서 첫번째로 한 말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라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석가모니의 첫번째 깨달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 '천상천하 유아독존' 의 뜻은 '하늘과 땅을 다 뒤져봐도 내가 가장 존귀하다.' 라는 뜻이다. 그냥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무척 건방지게 들리는 말이다. 자기 말고는 존귀한 사람이 없다는 것처럼 들린다. 첫번째 깨달음 치고는 너무 이기적이고 건방지다는 느낌마져든다.
그러니 동방불패가 상대편의 무술 실력을 얇잡아 보면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외치고 돌아다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실 동방불패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 깨달음의 진정한 의미는 '자유'를 뜻하는 것이다. 불교의 핵심가치인 '자유'인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의아해할텐데 다음의 얘기를 통해 좀더 이해해보자!

어느 나라에 궁궐같은 커다란 집을 가진 엄청난 부자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 부자가 친구집에 놀러가서 하루 밤을 자게 되었다.
그런데 한 밤중에 그 부자의 하인이 달려와서 궁궐같은 커다란 집에 불이 났다고 알려준다.
깜짝놀란 부자는 자신의 집으로 한 걸음에 달려간다.
집에 도착하니 정말 집 전체에 불이 붙어서 활활 타고있는 것이 아닌가!
부자는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되어 땅을 치면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때 하인 하나가 부자에게 말했다.
'주인님! 사실 주인님이 친구집에 간 사이에 이 나라의 왕이 지나가다가 집이 맘에 든다고 하여 왕에게 이 집을 팔았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부자는 울음을 뚝 그치고 갑자기 웃기 시작하였다.
그것을 본 하인이 다시 부자에게 말했다.
'그런데 주인님! 왕이 지나가던 길이었기 때문에 도장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여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자는 웃던 것을 멈추고 다시 슬피 울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선가 말 발굽소리가 들리면서 그 나라의 왕이 급하게 달려왔다.
자신이 낮에 보고간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이다.
왕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부자를 보고 왕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자여! 그대는 슬퍼하지 마라. 내가 비록 구두로 약속을 했지만 나는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다. 내가 이집을 살 것이니 슬퍼하지 마라!'
그 말을 듣고는 부자는 다시 울음을 멈추고 기뻐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궁궐같은 집은 활활 타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현재 인도에서 성인이라고 불리는 라즈니쉬니가 쓴 '달마' 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내가 군대 있을 때 상병 진급휴가 나가서 사온 책이 이 책이였고, 이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유가 좀 보이는가?
이 이야기에서 부자는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다. 부자는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한다. 여전히 집을 불타고 있는데도 그는 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한다.
주위 현상은 바뀐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그는 계속해서 행복과 불행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조차도 맘대로 못하는데 어떻게 자유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럼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내가 저 책을 읽을 당시의 군대 이야기를 해주겠다.

내가 근무한 부대에는 대공 초소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1년 365일 24시간 근무자가 초소를 지키며 혹여 적 항공기가 날아오는지 관측해야한다.
결국 항상 근무자가 있어야하기 때문에 부대원이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게 되어 있는데 문제는 그 근무 일정을 행정병이 짠다는 것이다.
당시 대공초소 근무일정을 짜는 행정병이 나와 친한 고참이었는데 하루는 대공초소 근무일정 때문에 매일 욕먹는다며 힘들다고 얘기했다.
당시 그 행정병의 계급은 일병이여서 자기보다 고참들은 맨날 찾아와서 '근무를 바꿔달라' '왜 나는 야간에만 근무를 서는냐' 는 등의 이유로 항상 욕하고 간다는 것이다.
난 그 행정병의 얘기를 듣고나서 '달마' 책의 부자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사실 근무 일정에 불만을 갖는 고참들은 자기가 정말로 힘들어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보다 계급이 낮은데 낮 근무를 서고, 자기는 새벽근무를 선다든지 아니면 누구는 평일에 근무서는데 자기는 휴일에 근무를 선다는 등의 이유였다.
일례로 부대 전체가 외부로 훈련을 가게되면 일부 인원만 남겨서 대공초소 근무를 서야한다. 그때는 하루에 8시간 많게는 12시간씩 대공초소 근무를 서야한다. 그런데도 서로 대공초소 근무를 서겠다고 난리다. 왜냐하면 외부로 훈련 나가는 것이 대공초소 근무 서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
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저 부자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나 또한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을 깨닫고 나서는 난 대공초소 근무가 전혀 힘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난 2시간정도 대공초소 근무설 정도의 체력은 충분히 되었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좀 귀챦을 뿐이지 못할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을 남이 아닌 자신을 중심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스스로 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추구하는 깨달음 즉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이다.

이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왜 자유를 뜻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석가모니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이니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얘기해보자!
석가모니가 태어났을 때의 얘기를 했으니 이제는 임종할 때의 얘기를 해보자.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나려 할 때가 가까워지자 제자들이 모두 모여서 슬퍼하고 있었다. 그 때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게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는 석가모니를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아니고 깨달은 사람을 뜻하는 일반명사이다. 그래서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석가모니의 마지막 가르침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도 각자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으니, 나(석가모니)의 틀을 벗어나서 너희 각자의 독립된 부처가 되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어떤가 석가모니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두 가르침이 하나로 연결되지 않는가?
난 이 두 가르침을 좀 더 현대적인 언어로 바꾸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존감을 갖고 인생을 주인공으로 당당히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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